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마도 6, 7년 전쯤이 아닐까 싶다. 보통 재판정에 변호사들은 5분에서 10분 정도 미리 도착하기 마련이다. 그날 나 역시 형사재판 변론을 앞두고 방청석에 미리 앉아 앞 사건 재판을 보면서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앞 사건 재판들은 판결선고였다. 피고인들은 익숙하게 재판을 받는 내내 자신이 있었던 피고인석에 서서 선고를 듣고 집행유예를 받거나 벌금형, 또는 실형을 선고받았더라도 불구속 결정된 자들은 자리에서 내려와 경위로부터 안내를 받아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언제나 보았던 익숙한 풍경이었다. 이번에는 몸에 달라붙는 양복에 스포티한 넥타이, 포마드로 한껏 단정하게 머리를 빗은 180 센티는 족히 넘을 것 같은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피고인이 향수 냄새를 풍기며 선고를..